2010년 10월 25일 월요일

딸을 키우는 아빠의 마음은 특별하다_。



요즘 자전거 타시는 분들 많은데,,, 그걸 보니, 문득 어렸을 적이 생각이 나네요.




저도, 네발 자전거의 보조바퀴를 떼어 버리고, 두발 자전거를 처음 탔던 날,
아빠가 조심스레 자전거를 놓자마자, 넘어졌어요.

'이제 두발 자전거를 탈수 있겠지?'
조심스레 자전거를 놓았던 아빠의 믿음을 깨 버리고,,,
운동장 바닥에 넘어져 버린거죠.

덕분에 무릎은 다 까져서 피가 났고,
아빠는 정말 정말 마음 아파하셨어요.

어릴 적 부터,,, 참 잘도 넘어지고 다녔던 거 같아요.
초등학교 2학년 때는, 신나게 뛰어놀다가
운동장 모래에 미끄러져 무릎을 심하게 다쳤었죠.

그리고는 또 집에서 엄청 혼났죠.... 아빠한테... 그리고 엄마한테...
원래 딸 키우는 부모님들은,, 얼굴이나 몸에 흠집이 나는걸, 극도로 걱정하시잖아요!
엄마보단 아빠가 훨 더 걱정하셨던거 같아요.

그러고 보니, 나이가 들면서 아빠보단 엄마랑 더 친하게 지냈던 거 같아요.
아빠보단 엄마가 내 마음을 더 잘알아줬었던 거 같고,
아빠보단 엄마가 더 센스도 있는거 같고,
아빠보단 엄마가 더 세심한 거 같아서 말이죠.

근데 돌이켜 생각해 보면, 참 아빠는 소리없이 묵묵하게 지켜봐 주시는 것 같아요.

잠시,,, 과거로 돌아가 볼까요?



#1. 아빠는 야근 중! 첫 딸이 태어나다!
제가 태어나던날, 아빠는 야근을 하는 날이었대요.
정확하게 울 엄마 배를 제가 몇시부터 아프게 했는지 모르지만,
전 아침에 태어났으니, 울 엄마는 밤새 배가 아팠겠죠?

외할머니와 함께 엄만 택시를 타고 병원으로 가셨고,
세상의 빛을 본 다음, 아빠는 제게 첫 얼굴을 보여 주셨더랍니다.

딸이라 서운해하셨던 친할머니와는 달리
싱글벙글 펄쩍펄쩍 뛰시며 너무도 좋아하셨다죠?

같은 날, 태어난 8명의 아가 중에 저만 딸이었으니,
울 아빠도 서운하셨을만 한데,,, 싱글벙글~~ 입이 귀에 걸려 너무너무 좋아하셨더랍니다.

그 덕에 울 엄마는 감동~! 감동~!

#2. 계곡이 좋아~! 아빠와의 물놀이!
생각해 보면, 참 어린시절, 바다보다는 계곡물로 여행을 많이 다녔던 것 같아요.
요즘이야 캠핑들 많이하지만, 펜션이나 리조트가 많지 않았던 옛날에는
정말 여름휴가를 텐트치고 야영했던 경우가 많았죠.

항상 계곡물에 가면, 아빠는 풀잎으로 손바닥 만한
물레방아를 만들어 주셨어요!

그걸 물살이 조금 있는 돌 사이에 걸어 두면,
진짜 물레방아처럼 빙글빙글 돌거든요~! 그게 너무너무 신기해서
항상 계곡에 가면 아빠를 졸라서 만들어 달라고 했었답니다.

#3. 을 들어가려고 하는데,,,
전화가 왔네요.. 전화 너머에서는 울 아빠 목소리가 들립니다.

"우리딸, 오늘 집에 와서 저녁 먹을거야?"

'응?? 아빠네?!!! ㅋㅋㅋ 아빠 이야기 쓰는 줄 어케 아셨지??'
"응~ 집에서 먹을래!"

"그럼 아빠가 김치찌개 해 놓을게~~"

ㅎㅎ 사실, 울 아빠는 '밥은 제대로 맛있게 먹자!'라는 철학을 가진 분이라,
매 끼니 따뜻한 밥을 지어 먹는 건 당연하다~~~ 요런 생각을 갖고 계시거든요.
요리 잘하시는 할머니를 닮아, 요즘 부쩍 된장찌개, 김치찌개를 자주 끓이시는 아빠~
사실 김치찌개는 엄마표가 더 맛있고, 된장찌개는 아빠표가 맛있는데,, ㅎㅎ
뭐~ 오늘은 집에 가서 먹을랍니다~~ 아빠표 김치찌개!!

#3. 진흙에 발이 빠진 사연!
언젠가,,, 학교 가는 길이 갑자기 진흙으로 바뀐 적이 있었어요.
어딘지, 잘 기억은 안나지만, 하루아침에 길을 파 놓은데다, 전날 비까지 와서는
엄청 찐득거리는 땅이 돼 버린거죠.

그것도 모르고,,,
지금 생각해 보면 왜 몰랐을까,, 싶지만,
9살 어린 마음에 그 길을 가다 발이 빠져버린 거에요.
아무리 움직여도 발을 뺄 수가 없더라구요.



근데, 어디선가~~~ 누군가에~~~ 무슨 일이 생기면~~~
쨘!!!! 하고 아빠가 나타난겁니다~!
잔뜩 겁에 질려, 발을 빼지도 못하고 곧 울 것 같은 얼굴로 빠져있는 딸에게 달려오셨죠!!

금새 발을 쑥~ 빼주셨는데, 아마도 하굣길에 아빠가 데릴러 오셨던 것 같아요.
ㅋㅋㅋ 그땐, 지금도 어렴풋이 떠오르는 것,,,
'진흙은 너무 무섭다...', 그리고 '우리 아빠 너무 멋있다'

#4. 너 누구냐!
울 아빠, 참 딸 둘 가진 아빠 아니랄까봐,
어쩜 이렇게 남자 '친구들'에게 
관심이 많으신지...


중고등학교 시절, 팀과제나 숙제 때문에 전화가 오면, 다짜고짜, 


"너 누구냐?" 


를 먼저 물어보셨습니다. ㅡㅡ...

친구들이 전화하기 어렵죠.
뭐,,, 아빠들 마음은 다 알겠으나,,,
아빠가 전화를 받으실까,,, 친구들이 전화를 못했죠.

그럴땐 목소리에 잔뜩~ 힘이 들어가시거든요,,, ㅡㅡ... 그래서, 중고등학교 시절엔, 집으로 누가 전화라도 올까, 항상 전화만 오면 두근두근,,,,

전화벨 노이로제 걸릴 뻔 했어요!

#5. 우리 아빠,,, 참 고생하셨겠구나...
세월은 흘러흘러,,, 회사를 입사하면서,
아빠를 가장 많이 생각하게 됐어요.

회사,, 참 남의 돈 받기가 이렇게 어려운 지, 몰랐었지요!!!
한 해, 두 해, 다니다 보니,
'회사 다니기 싫다.... ㅡㅜ' 라는 생각이 하루에도 수십번이 들고,
울기도 수십번... ㅡ,ㅜ,, 왜 이렇게 눈물은 잘 나는지...

정작 회사 안다니면, 살지도 못할 나이지만,
'시집 가면 그만 둬야지!!!' 하며 행복한 상상을 하기도 했죠.

그러면서 드는 생각,,,
두 딸의 아빠, 여린 엄마의 남편이었던 울 아빠는
'이런 상상도 못했겠구나....'하는 생각이 들었답니다.

'울 아빠,, 참 고생하셨겠구나...'

그런 생각에 아빠 생각이 났습니다.
세상의 모든 아빠들은, 조금은 외롭고, 조금은 어깨가 무거울 거라는 생각이 듭니다.
근데, 그 누구보다도 따뜻하고, 여리고, 섬세하고, 가족들을 생각한다는 걸,
이제야 조금씩 느끼게 됩니다.

밤 10시, 11시가 넘으면,
아직도 집에서 전화가 옵니다.

"언제오냐..."

이제, 짜증 안 내려구요~ ^^

딸 둔 아빠의 마음은 이런건가봐요^^!!
아들 둔 아빠의 마음보다 조금 더 애틋한거겠죠?
울 아빠,, 저 시집갈 때, 엉엉~ 우실 것 같아요 ㅋㅋ

종석 선임님 포스팅~ 재밌게 보면서,
옛날 생각 한 번 해 보았습니다.

행복한 저녁시간 보내세요~!
전 이만~ 따뜻한 sweet home~~~으로 갑니다!!

뿅!