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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7년 4월 17일 포스팅 중에서...
4월 14일.. 뮤지컬 All Shook Up을 보기 전, 오랜만에 전시회에 갔다. 사실.. 뮤지컬엔 홀릭이지만, 미술전을
내 돈 주고 보기엔 '돈이... 아깝... 다!!'라는 느낌을
가진 적이 많았는데, 이번 르네마그리트전을 보면서
그게 아니라는 생각을 가지게 됐다.
이걸 보면서 앤디워홀전도 꼭 가봐야지... 라는 생각까지 가지게 됐다는!
느낌을 먼저 말하자면, 르네마그리트, 그는 아주 특이하면서도 순수한 면을 가졌던 사람인 것 같다.
어린 시절 어머니의 자살과 뒤이은 우울증, 자폐증은 그의 작품 세계를 더욱 초현실주의로 가게끔 만들었던 것 같다.
그의 그림들을 보면-아마도 고정관념에 쌓여있는
'보통'사람들의 보통 생각 알고리즘에 따르다 보니-
자꾸만 '이건 어떤 의미일까... 뭘 의미하는 걸까...
그의 생각은 뭐였을까...'라는 생각을 하게된다.
학생 큐레이터들은 하나같이,
르네마그리트의 그림은 의미를 '하나하나 해석하려 하지 마세요~!'
라는 말을 한다.
그의 그림에 가장 많이 나오는 아이템들 중 하나가,
방울모양의 구, 새, 중절모를 쓴 남자, 그리고 그의 아내 조제트이다.
그리고 중요한 것!!
#따로 떼어 생각하지 말것~!
우리는, 평범한 범~인들은 그림을 해석하려 하고, 분석하려 하고, 기둥을 따로 떼어 보고,
방울을 따로 떼어 보고, 왜 저것이 자동인형인지, 왜 저것이 보물섬인지 궁금해~ 궁금해~ 한다.
그의 과거 이야기를 알고 보면, 그의 생각 체계와 그의 속 이야기, 그의 그림들, 그의 느낌을 어렴풋~하게나마 '상상'할 수 있게 된다.
설사, 그게 정답이 아니라 할 지라도. 아니... 어쩌면 그는 보는 사람으로 하여금,
그들만의 새로운 세계를 무한히 만들어 냈으면, 하는 생각을 가졌을지도 모른다.
일단 그는, 초현실주의의 거장으로 불린다.
우선 초현실주의가 뭐냐~!
르네마그리트展 홈피 http://www.renemagritte.co.kr/m.htm 에서는
물감을 종이에 짜서 반을 접어 나오는 기이한 문양, 데칼코마니아(decalcomania)를
초현실주의적 표현 방식의 대표라고 설명하고 있다.
즉, 초현실주의는 '우연히 발생하는 이미지'를 강조한 그림이다.
특히 르네 마그리트는 그의 환경때문인지,
자신만의 차별화된 작품 스타일을 보여준 독특한 화가로 평가받았다.
그 가운데 2층 전시장에 있었던 [the Kiss]라는 작품을 보는데,
저것이 왜, 도대체, 무슨 생각으로 키스인지... 알 방법이 없었다.
나름 이것저것 보며 르네는 이렇게 생각했을거야~!를 연신 되뇌이며, 언니와 이야길 했는데,
이건 정말 모르겠더라..
큐레이터 학생에게 물어봤더니,
창 너머 초원과 창 안쪽의 그림(사실정확하게 생각이 나질 않는다-사막이었 던 듯..하다-)은
전혀 이질적인 개념, 존재인데 그는 '접촉'이라는 개념의 키스를 빗대 표현한 것이다.
그의 그림은 이랬다.
전혀 상관 없을 법한 이미지 조각들을 두고
그 이미지와 정 반대의 제목을 다는... 평가자나 큐레이터들은 '자의성'이라고 말했다.
그의 글 중에 가장 가슴 깊이 남았던 말..
#언어는 이미지가 보여주는 것을 말로 표현할 수 있다.
이미지는 언어가 말하는 것을 보여줄 수 없다.
그러나 그려진 이미지가 보여주는 것과 언어로 표현된 것은
결국 같은 것이다.
이게 무슨 말이야... 했는데,
말은 이미지를 설명으로 표현할 수 있지만,
말로 표현된 것은 이미지로 한 눈에 보여줄 수는 없다.
그러나 결국 두 가지는 자의적으로 표현된 것이지 같은 것을 의미한다는 것이다.
그리고 많은 사람들이
홍보 포스터에서 가장 많이 본 그림 속 주인공,
신사는 세상으로부터 '숨고 싶었던' 르네를 보여준 대표적인 아이템이다.
그 시절
중절모와 파이프 담배, 그리고 양복은 누구나 다~ 가지고 있는 아이템이었다는 점.
그래서 양복을 입고, 파이프 담배를 물고, 중절모를 쓰고 거리를 다니면
모두다 똑 같은 모습처럼 보였고, 그런 익명성 속에 숨고 싶었던
르네의 심리를 잘 반영한 소재라는 것!
1948년 그의 작품은 '바슈시기'로 표현되는 새로운 트렌드를 만든다.
바슈는 암소를 뜻하는데 포비즈야수주의를 패러디한
화려한 색채가 이 시기 그림들의 특징이다.
마치 아이스크림을 담아 놓은 듯한,
투명한 와인잔 위의 새하얀 구름 덩어리...
르네의 작품 중 내가 가장 좋아하는 그림 중 하나이기도 한데,
[심금]이라는 이 작품은 투명하고 아름다운 와인잔이 뒷 배경인 산 크기 만하다는 점은 경계의 모호함을 보여주며 완벽한 신과의 교감을 뜻한다고 한다.
1956년 그는 카메라를 구입해
아마추어 영화감독으로도 활동하는데,
그의 흑백 독립영화 같은 그림을 보면 우울증, 자폐를 그대로
보여주듯, 늘 그의 주위에는 아내 조제트만이
있었음을 알 수 있다.
실재로 바슈시기 이 후,
그는 아내 조제트가 초현실주의 때 그림이 더 좋다고 하여
다시 초현실주의로 복귀하기도 한다.
나는, 그림을 잘 모른다.
그렇지만 나는, 그의 생각을 공유하고 싶었고, 그냥 함께 했다.
아주 독특한 사람이었고, 늘 외로운 사람이었고, 혼자였지만 아내 조제트가 있어 행복했던 남자.
그의 그림에는 군중이 없고, 완벽주의자 답게 완벽한 모양의 구, 방울이 자주 등장한다.
잠시나마, 과거로의 여행을 하게 해 준 르네마그리트에게 나의 감성, 나의 느낌을 전한다.